영화 《귀문》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귀신보다 ‘한 장소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원한’이었다.무당으로 상담을 하다 보면 집안에 비슷한 불행이 반복된다며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 그 원인이 반드시 영적인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 상담과 굿을 하면서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일을 접했던 경험도 있다.《귀문》을 보면서 오래전 내가 굿을 했던 한 시골집이 떠올랐다.1. 《귀문》 줄거리, 죽은 자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수련원1990년 귀사리의 한 수련원에서 관리인이 투숙객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그 후에도 수련원에서는 의문의 죽음과 실종이 이어지고 결국 건물은 폐쇄된다. 이곳에는 이승과 저승,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는 기이한 공간이 만들어지고 죽은 사람들은 그곳을 떠나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집은 단순히 잠을 자고 생활하는 공간만은 아니다.예부터 우리 민간신앙에서는 집과 터에도 각각의 기운과 신이 있다고 여겼고, 집안이 평안하기를 바라며 터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다.무당으로 상담을 하다 보면 이사를 하거나 새집을 지은 뒤부터 이상하게 일이 풀리지 않는다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영화 《뒤틀린 집》을 보면서 나 역시 예전에 상담했던 한 가족과 그 집의 터가 떠올랐다.1. 《뒤틀린 집》 줄거리, 가장 편안해야 할 집이 공포가 되다《뒤틀린 집》은 강동헌 감독이 연출하고 전건우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하우스 호러 영화다.피치 못할 사정으로 외딴집으로 이사하게 된 명혜와 가족.하지만 이사 첫날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이웃 여자는 명혜에게 이 집이 ‘뒤틀린 집’이라고..
《곡성》을 처음 봤을 때 가장 강하게 남은 것은 귀신의 모습보다 ‘의심’이었다.누가 악한 존재인지, 누가 사람을 구하려는 것인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믿어야 하는지조차 영화는 쉽게 알려주지 않는다.무당인 나에게 《곡성》이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나는 실제로 굿판을 벌이고 사람들의 사연을 듣는 일을 해왔다. 그래서 영화 속 일광의 굿을 보면서 화려한 장면보다 먼저 ‘저 굿은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그리고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또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고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일까.1. 외지인이 나타난 뒤 시작된 의문의 사건전남 곡성의 한 마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끔찍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느 날 나타난 일본인 외지인..
오컬트 영화에는 악령이나 귀신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제8일의 밤》은 조금 다르다.처음에는 수천 년 동안 봉인되어 있던 존재가 깨어나는 전형적인 오컬트 영화처럼 보이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진짜 두려운 것은 악한 존재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욕망과 집착, 번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무당인 나 역시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상담하다 보면 외부에서 생긴 문제보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놓지 못하는 감정 때문에 오랫동안 괴로워하는 경우를 접한다.그래서 《제8일의 밤》은 내게 단순한 퇴마영화보다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지옥’에 관한 이야기로 다가왔다.1. 《제8일의 밤》 줄거리, 봉인된 존재가 깨어나다아주 오래전, 인간 세상에 고통을 가져오는 존재가 있었다.그 존재의 힘..
오컬트 영화를 보다 보면 귀신보다 그 귀신이 살아 있을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죽어서도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지가 더 궁금해질 때가 있다.무당인 나에게 영화 속 귀신은 단순히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공포의 존재로만 보이지 않는다. 특히 억울한 죽음이나 깊은 원한을 품은 영혼이 등장하는 영화를 볼 때면 자연스럽게 우리 무속에서 말하는 ‘한’과 ‘원한귀’를 떠올리게 된다.2020년 개봉한 영화 《클로젯》 역시 그런 작품이었다. 제목 그대로 ‘벽장’이라는 익숙하면서도 폐쇄적인 공간에서 시작하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결국 그 안에는 어른들에게 상처받고 외면당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1. 영화 《클로젯》 줄거리, 사라진 딸과 벽장의 비밀상원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딸 이나와 함께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