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개봉한 영화 《엑소시스트(The Exorcist)》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오컬트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머리가 돌아가는 소녀, 침대 위에서 몸부림치는 아이, 그 앞에서 기도문을 외우는 두 명의 신부.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은 접했을 만큼 유명한 장면들이다.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영화를 떠올려보니 내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서운 악령의 모습이 아니었다.“한 사람에게 일어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우리는 어디까지 정신과 육체의 문제로 보고, 어디서부터 영적인 문제라고 판단할 것인가?”무당이면서 심리상담을 공부한 나에게 《엑소시스트》는 바로 이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평범했던 소녀 레건에게 시작된 이상한 변화영화는 이라크의 고대 유적에서 시작된다.노신부 메린은 발굴 현장에..
※ 이 글에는 영화 《주》(咒, Incantation, 2022)의 주요 내용과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하지 말라고 하면 왜 더 궁금해질까?”들어가지 말라는 곳에 들어가고, 보지 말라는 것을 보고, 손대지 말라는 물건을 만진다.대만 공포영화 《주》를 보면서 내게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귀신의 모습보다 바로 ‘금기’였다.《주》는 커멍룽(Kevin Ko) 감독의 2022년 대만 공포영화다. 주인공 리뤄난이 6년 전 종교적 금기를 깨뜨린 뒤 저주를 받고, 시간이 흐른 후 그 영향으로부터 딸 둬둬를 지키려는 이야기를 파운드푸티지 형식으로 보여준다.호기심으로 건드린 금기6년 전, 뤄난은 남자친구와 일행들과 함께 초자연적인 현상을 촬영한다.이들은 한 집안에서 행해지는 비밀스러운 종교의식을 촬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