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가장 두렵게 만드는 것은 정말 귀신일까요?영화 《위커맨(The Wicker Man)》을 다시 떠올리면서 저는 오히려 다른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한 사람이 자신의 믿음을 절대적인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그 믿음을 집단 전체가 공유하기 시작하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위커맨》에는 우리가 흔히 오컬트 영화에서 기대하는 귀신이나 악령이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빙의도 없고 퇴마 의식도 없습니다.그런데도 이 영화가 오랫동안 오컬트와 포크 호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유는 분명합니다.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보이지 않는 귀신이 아니라, 자신들이 옳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확신이기 때문입니다.실종된 소녀를 찾아 외딴섬으로 들어간 경찰1973년 개봉한 로빈 하디 감독의 《위커맨》은 스코틀..
죽은 조상이 남긴 것은 재산과 성씨뿐일까?어떤 집안에서는 좋은 기운과 덕이 이어진다고 말하고, 또 어떤 집안에서는 설명하기 힘든 불행이 몇 대에 걸쳐 반복되기도 한다.영화 《유전》을 보면서 내가 가장 눈여겨본 것도 바로 이것이었다.‘대물림.’처음에는 한 가족이 겪는 비극과 정신적인 붕괴를 보여주는 영화처럼 시작하지만, 마지막에 도달하면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진다.윗대에서 시작된 일이 정말 그 사람의 죽음과 함께 모두 끝나는 것일까? 영화 줄거리 -할머니의 죽음에서 시작된 이상한 일들《유전》은 미니어처 작가 애니의 어머니 엘런이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된다.애니에게는 남편 스티브와 아들 피터, 딸 찰리가 있다. 그런데 죽은 할머니 엘런은 생전에 유독 손녀 찰리에게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찰리..
※ 이 글에는 영화 《주》(咒, Incantation, 2022)의 주요 내용과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하지 말라고 하면 왜 더 궁금해질까?”들어가지 말라는 곳에 들어가고, 보지 말라는 것을 보고, 손대지 말라는 물건을 만진다.대만 공포영화 《주》를 보면서 내게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귀신의 모습보다 바로 ‘금기’였다.《주》는 커멍룽(Kevin Ko) 감독의 2022년 대만 공포영화다. 주인공 리뤄난이 6년 전 종교적 금기를 깨뜨린 뒤 저주를 받고, 시간이 흐른 후 그 영향으로부터 딸 둬둬를 지키려는 이야기를 파운드푸티지 형식으로 보여준다.호기심으로 건드린 금기6년 전, 뤄난은 남자친구와 일행들과 함께 초자연적인 현상을 촬영한다.이들은 한 집안에서 행해지는 비밀스러운 종교의식을 촬영하..
세이레 줄거리「세이레」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멈칫했습니다. 화면 속 남자가 갓난아이의 아빠 인데, 장례식장을 다녀온 후 금줄 쳐놓은 문턱을 넘는 장면 이었습니다. 제가 수년 전에 상담했던 한 가족의 얼굴이 불쑥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가족은 대를 이어 몸이 부서지듯 다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고, 상담을 풀어가다 보니 잉태 기간 중의 금기 위반으로 실마리가 모였습니다. 세이레(삼칠일 금기)는 단순한 옛 풍습이 아니라, 생명이 가장 취약한 순간을 둘러싸고 만들어진 보호 체계였습니다.상문부정, 그 집에 정말 무언가 들어온 걸까?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설정은 상문부정(喪門不淨)이었습니다. 여기서 상문부정이란 장례식장이나 시신이 있는 공간을 다녀온 뒤 부정한 기운을 몸에 달고 돌아온다는 개념으로, 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