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개봉한 영화 《엑소시스트(The Exorcist)》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오컬트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머리가 돌아가는 소녀, 침대 위에서 몸부림치는 아이, 그 앞에서 기도문을 외우는 두 명의 신부.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은 접했을 만큼 유명한 장면들이다.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영화를 떠올려보니 내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서운 악령의 모습이 아니었다.“한 사람에게 일어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우리는 어디까지 정신과 육체의 문제로 보고, 어디서부터 영적인 문제라고 판단할 것인가?”무당이면서 심리상담을 공부한 나에게 《엑소시스트》는 바로 이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평범했던 소녀 레건에게 시작된 이상한 변화영화는 이라크의 고대 유적에서 시작된다.노신부 메린은 발굴 현장에..
오컬트 영화를 보다 보면 귀신보다 그 귀신이 살아 있을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죽어서도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지가 더 궁금해질 때가 있다.무당인 나에게 영화 속 귀신은 단순히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공포의 존재로만 보이지 않는다. 특히 억울한 죽음이나 깊은 원한을 품은 영혼이 등장하는 영화를 볼 때면 자연스럽게 우리 무속에서 말하는 ‘한’과 ‘원한귀’를 떠올리게 된다.2020년 개봉한 영화 《클로젯》 역시 그런 작품이었다. 제목 그대로 ‘벽장’이라는 익숙하면서도 폐쇄적인 공간에서 시작하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결국 그 안에는 어른들에게 상처받고 외면당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1. 영화 《클로젯》 줄거리, 사라진 딸과 벽장의 비밀상원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딸 이나와 함께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