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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얼마나 간절해야 한 사람의 말을 신의 뜻처럼 믿게 될까.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귀신이나 악령을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오컬트 영화는 아니다.
공식 장르 역시 미스터리·스릴러다. 하지만 사제, 무당, 사이비 종교, 기괴한 의식과 왜곡된 신앙을 다루고 있어 종교 오컬트의 분위기를 강하게 품고 있는 작품이다. MBC 역시 이 영화를 사제와 무당, 사이비 종교 광신도를 통해 ‘왜곡된 신념’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소개했다.
1. 어머니의 죽음과 고해성사,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실종된 정도운은 신부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해 결국 사제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고해성사실에서 한 남자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13년 전 사라진 자신의 어머니가 이미 죽었으며, 그 죽음에 자신이 관련되어 있다는 고백이었다.
사제에게 고해성사의 비밀은 지켜야 할 의무다.
하지만 도운에게 그 이야기는 자신의 어머니에 관한 일이었다.
신부로서 비밀을 지킬 것인가, 아들로서 진실을 파헤칠 것인가.
도운은 결국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그 끝에서 사이비 종교 ‘전신교’와 얽힌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영화는 복수와 용서, 신앙과 인간적인 분노의 경계에서 도운을 계속 흔든다.
2. 영화 속 사이비 종교가 무서운 이유
사이비 종교가 무서운 것은 낯선 의식을 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 위험한 것은 특정한 인간을 절대적인 존재로 만들고, 그 사람의 말을 신의 뜻처럼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구조다.
현실에서도 종교적 권위를 이용한 범죄는 실제 법정에서 다뤄졌다.
JMS 정명석 사건에서 대법원은 2025년 여신도 성폭행·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징역 17년을 확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종교적인 믿음과 심리적 혼란 때문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문제는 ‘종교를 믿었다’는 데 있지 않다.
신앙을 이용해 사람의 판단을 빼앗고, 지도자에게 복종하도록 만들며, 성적·경제적·심리적으로 착취하는 데 문제가 있다.
또 모든 신흥종교나 소수 종교를 사이비라고 부르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낯선 교리를 믿는다는 이유가 아니라 폭력, 착취, 위협, 과도한 통제와 지도자 개인숭배가 존재하는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도대체 왜 그 사람을 끝까지 믿는 걸까
사이비 종교 사건을 보면 많은 사람이 묻는다.
“저런 말을 어떻게 믿지?”
하지만 연구를 보면 그런 집단에 들어가는 사람이 처음부터 판단력이 없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는 누구나 불안할 때 확실한 답을 원하고, 외로울 때 자신을 받아주는 공동체를 찾으며, 삶이 흔들릴 때 강한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연구에서는 집단 내부의 인간관계와 지도자에 대한 의존, 교리를 의심하기 어려운 분위기, 집단을 떠난 뒤의 사회적 불안 등이 구성원이 계속 머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당신을 이해한다”, “당신은 특별하다”, “여기에 답이 있다”는 말이 위안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이나 바깥사람의 말은 틀렸다고 배우고, 지도자의 말만 진실이라고 믿게 되면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시간과 돈, 인간관계까지 많이 투자했다면 자신의 믿음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고통스럽다.
그래서 광신은 단순히 ‘멍청해서 속는 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4. 무당인 내가 생각하는 신앙과 맹신의 경계
나는 신을 모시고 상담과 기도를 하는 무당이다.
그래서 오히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을 보며 신앙과 맹신의 차이를 더 생각하게 됐다.
내가 신과 사람 사이의 매개 역할을 한다고 믿는 것과, 내가 곧 신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나는 무당의 말을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병원을 찾아야 하고, 법적인 일은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해야 한다. 무속적으로 살펴볼 부분이 있다면 그때 무당이 자신의 역할을 하면 된다.
특히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큰일 난다”, “가족과 멀어져야 한다”, “나만 믿어야 산다”는 식으로 두려움을 이용해 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한다면 나는 그것을 올바른 신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짜 신앙은 사람을 자신의 발아래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 살아갈 힘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웠던 것은 귀신도, 무당의 의식도 아니었다.
신을 믿는 마음을 이용해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배하려는 순간이었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이라는 제목처럼 인간의 속마음과 진실을 모두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신을 믿는 것과 신을 말하는 사람을 맹신하는 것.
그 둘 사이에는 생각보다 깊은 경계가 있다.
참고자료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2025), 백승환 감독
씨네21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작품정보https://cine21.com/movie/info/?movie_id=62429&utm_source=chatgpt.com
MBC 뉴스, 《왜곡된 믿음 어디까지?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today/article/6747317_36807.html?utm_source=chatgpt.com
연합뉴스, 신승호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인터뷰
연합뉴스, JMS 정명석 대법원 판결 관련 보도https://www.yna.co.kr/view/AKR20250109057952004?utm_source=chatgpt.com
Psychiatry Research, 종교적 고통제 집단의 가입·이탈 요인 연구https://doi.org/10.1016/j.psychres.2017.07.018?utm_source=chatgpt.com
Clinical Psychology Review, 종교적 고통제 집단과 심리적 영향에 관한 연구https://pubmed.ncbi.nlm.nih.gov/10660830/?utm_source=chatgpt.com
※ 영화 속 ‘전신교’는 영화적 설정이다. 현실의 특정 종교단체와 동일한 집단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또한 모든 신흥·소수 종교를 사이비로 규정할 수 없으며, 현실 사례는 종교적 권위를 이용한 범죄와 고통제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참고하였다.